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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月城)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16호로, 200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이다.
『三國史記』기록에 의하면, 사로국 초기인 파사이사금(婆娑尼師今) 22년(101)에 축성되었고, 이후 명활성(明活城) 이거(移居) 등의 변화를 겪은 뒤 5세기 무렵에는 명실상부 신라왕경의 핵심인 왕성(王城)으로서의 제 기능을 수행하며 국운이 다할 때까지 존속한 것으로 추정한다.
월성은 전체적인 평면 형태가 초승달을 닮아 ‘월성’, ‘신월성’, ‘반월성’이라고도 하며, 또한 임금이 계신 성이라 해서 재성(在城)이라고도 불리었다. 아울러 실제 월성 주변에서 ‘在城’명 기와가 출토된 바 있다.현재 월성은 50~70m 너비의 성벽이 둘레 약 1,800m 규모로 잘 남아있다. 고대 궁성 중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위치 비정에 이견(異見)이 없는 왕성(王城)이며,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왕성(王城)의 존속기간이 800년이 넘는 곳은 신라 월성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일제강점기 일인학자들에 의해 월성 성벽 일부를 절토(切土)한 발굴조사가 있었다. 이후 1979년~1980년에는 월성 내부 동문지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당시 정면 1칸, 측면 2칸의 문지(門址)를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국내의 고고학적인 조사・연구 능력으로는 신라 천년의 궁성이었던 월성을 발굴하기에 시기상조라는 학계의 지적에 따라 월성 내부 발굴조사는 정지되었고, 외곽에 위치한 방어시설인 해자(垓字)를 중심으로 발굴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1984년부터 시작된 월성해자 발굴조사는 2014년 완료가 되었으며, 조사 결과 문천蚊川(혹은 남천 南川)에 접한 남쪽 면을 제외한 월성 주위에 석축식(石築式)・수혈식(竪穴式) 해자가 총 7개소가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삼국이 통일되면서 외부 침입의 우려가 사라진 후에는 해자의 방어기능이 안압지와 같은 조경시설로 대체되었고, 매몰된 해자 및 그 주변 지역은 대형적심건물지들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왕궁과 관련된 관청건물이 들어섰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해자 및 주변 유구에서는 삼국시대 고식 연꽃무늬수막새를 비롯해 다양한 와전류(瓦塼類), 토기류(土器類), 금속유물 등이 출토되었고, 아울러 칠기, 목간 등의 목제 유물 등 당시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다수의 유물들이 발굴되었다. 특히, 계림 북편 유적의 건물지 적심 1곳에서 유기물이 담긴 합이 발견되었는데, 이 유기물은 분석 결과, 황칠(黃漆) 성분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 고대 황칠이 실물자료로 발견된 예는 이 유물이 처음이며, 새로 발견된 황칠을 통해 신라 당시에 ‘전설의 금빛 도류(塗料)’인 황칠이 얼마나 소중하게 이용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2007~2008년에는 월성 내부 전역에 대한 지하레이다 탐사를 실시하여 14곳의 건물지군을 확인하였고, 그 중에서 대형 건물지들이 집중 배치되어 있는 4곳(2, 3, 9, 14구역)은 문헌에 보이는 왕궁의 중요 건물인 정전(正殿), 내전(內殿), 침전(寢殿) 등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도로나 연못으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확인된 바 있다.
지하레이다 탐사는 월성 내부 발굴조사가 전무했던 당시에 전각의 배치와 구조 일부를 이해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활용되었다. 특히 발굴조사에 앞서 건물지의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데이터는 실제 발굴조사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하레이다 탐사에서는 성의 중요 건물지군으로 추정되는 4곳을 중심으로 월성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A, B, C, D 4지구로 나누었고, 이번 1차 조사에서는 먼저 C지구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조사면적은 성벽을 포함해서 57,000㎡이고, 폭 4m, 길이 20m의 시굴갱을 20m 간격으로 동서, 남북으로 설치하여 먼저 유구의 범위 등을 검토하려고 한다. 지하레이다탐사 결과, C지구에서는 대형(9구역)건물지군, 온통기초로 추정되는 건물지군, 추정 도로, 추정 원지등이 확인되었다. 이 유구들의 규모와 범위를 먼저 파악한 후, 발굴로 전환하여 개별 유구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전(正殿)이 위치할 것으로 추정되는 월성 중심부와 성벽, 그리고 문지조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월성 서편과 동편의 건물지군을 조사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발굴조사를 통해 유구가 노출되는 시점부터 정비・복원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여, 조사가 완료된 유구에 대하여 단계별 정비・복원(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월성은 장기간 존속된 유적으로 내부의 정전(正殿), 침전(內殿) 등은 오랜 세월 동안 건물이 헐리고 세워지기를 수차례 반복했기 때문에, 각 건물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첩양상에 대한 파악이 선결과제이며, 아울러 신라 궁성의 변화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고고, 미술, 건축, 자연과학 등 필요한 전 분야의 학제간 융합연구를 통해서 신라문화상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며, 이를 위하여 관련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합의를 거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 글 박윤정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실장 -











